Q. 작가님의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.
A.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, 식물, 동물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수민입니다.
Q. 작가님의 작품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?
A. 커다란 도시에서 살아가는 조그만 사람, 거대한 빌딩 틈을 비집고 자라나는 나무 한 그루, 드넓은 공원 한 켠에 앉아있는 작은 새 한 마리. 이런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하고 있어요.
작게만 보이는 이 모든 것들이, 실은 각각의 거대한 우주라고 생각해서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을 조밀하게 상상하며 그림을 그려요. 또 세상 모든 것에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믿어서 어디서든 다정하고 희망적인 이야기를 찾아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어요.
Q. 작가님의 작품에는 식물그림이 많으신데 식물은 작가님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요?
A. 사실 식물은 저에게, 늘 가까이하고 싶지만 가까이하기 어려운 것이었어요.
식물 키우는 걸 어려워해서 키우기 쉬운 식물들만 골라서 키웠는데도 매번 실패 했거든요. 여러 식물을 떠나보내고 나니, 키우는 게 조금 무서워지기도 했어요. 하지만 그럴수록 식물에 대한 열망(?)은 더 강해져서 오히려 그림으로는 더 자주 표현하게 되었어요. 그림으로나마 곁에 식물을 두고 싶었거든요.
Q. 선데이플래닛47은 어떻게 처음 접하게 되셨나요?
A. 어느 날 인스타그램으로 처음 선데이플래닛47의 팟 사진을 보게 되었어요. ‘예쁜 화분’하면 늘 토분만 떠올렸는데, 플라스틱 화분도 이렇게 예쁠 수 있다는 것에 새삼 놀랐어요. 누군가의 공간에 멋스럽게 자리 잡은 팟 사진을 보면서도 ‘나는 또 키우는데 실패하겠지.’하며 부러워만 하고 있었는데, 투명한 MYSTIC FOG가 흙의 수분 상태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초보자들에게 특히 좋다는 말에 더 크게 관심이 생겼어요. 초보 식집사 대부분이 그렇듯 저도 늘 과습으로 식물을 떠나보내곤 했었거든요. 그저 예쁘기만 한 화분이 아니었다니. 이거라면 나도 잘 키울 수 있겠다 싶었죠!
Q. 이번 콜라보 선데이플래닛47 팟에 담은 그림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져 있나요?
A. 팟에 담긴 흙 속에서 씩씩하게 자라나는 씨앗들을 그려보았어요. “나는 너의 초록이(식물)가 될 거야!”라고 당차게 자기 포부를 외치는 씨앗들이요. 식물을 키우기 위해 사람도 노력을 기울이지만, 식물들도 제 나름의 노력을 엄청나게 하잖아요.
저의 노력이 미흡할 때에도, 놀라울 정도로 씩씩하게 커나가는 식물들의 생명력에 감탄할 때도 있었어요. 그런 식물들을 보면 애틋하면서도 그 씩씩함이 사랑스럽게 느껴져요. 그래서 팟에 그려 넣은 씨앗들로, 식물의 씩씩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어요. 또 씨앗은 어떤 ‘가능성’이나 새로운 ‘희망’을 상징하기도 하니 다양한 형태로 표현했어요. 가능성이나 희망은 많을 수록, 또 다양할 수록 좋으니까요.
Q. 작가님의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무엇인가요?
A. 도시, 사람, 식물, 동물 등 우리 곁에 있는 것들의 다정함에 대해 꾸준히 이야기하는 일러스트레이터이고 싶어요. 서로를 비난하고 비관하기 쉬운 세상이지만, 그럼에도 우리가 서로를 너무 쉽게 미워하지 않도록. 우리가 서로에게 얼마나 다정한 존재일 수 있는지를 잊지 않도록. 우리 곁에 존재하는 수많은 다정한 것들을 계속해서 그림으로 보여드리고 싶어요.
@ugly.but.goody